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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워킹홀리데이 크롬웰 체리 팩하우스 후기

[뉴질랜드]워킹홀리데이 크롬웰 체리 팩하우스 후기

남섬에서 일자리를 구할 시간. 북섬에서 만났던 한국인 친구들 2명과 함께 체리 팩하우스에서 일하기로 했다. 남섬에는 여름에 모든 게 성수기다. 과일 픽킹, 팩킹, 관광 투어 등등. 겨울이 되면 스키 리조트 같이 특별한 관광지 말고는 비수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남섬에서 제일 가성비(?) 좋은 일자리는 체리 픽킹일 것이다. 일 할 수 있는 날은 길어야 한달 반 정도지만 내가 얼마나 빠르게 체리를 따느냐에 따라 벌이가 크게 차이가 난다. 손이 빠른 사람들은 엄청 많이 벌어간다던데.. 나는 안해봤다. 키위 프루닝을 해보고 나서 밖에서 일하는 건 안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일부러 키위 팩 하우스에 지원했다.

체리농장은 많지만 나는 크롬웰에 있는 cherry corp에 지원했다. 미리 인터넷을로 지원을 하면 이메일이 날아온다. 나는 북섬에서 시즌 시작 한 참 전에 온라인으로 지원했다. (10월 초? 기억이 안난다..) 합격 메일은 11월 12일에 받았다.

온라인 지원에 합격하면 이런 이메일을 받을 수 있다. 하라는 대로 따라하면 언제 크롬웰로 모여야하는지 알려준다. 2018년 체리 팩하우스 인덕션은 12월 10일이었다. 대충 시작 한 달 전에 알려준다. 체리는 날씨에 엄청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시작하는 날짜가 상이하다. 늘 체크해보고 지원하는게 좋다.

2018년 체리 시즌은 흉작...이었다. 비가 많이 내려서 체리들이 멍도 들고, 해가 나는 날이 적어서 시즌 전체 일정이 뒤로 밀렸다. 크롬웰에는 시즌알바들이 머물 수 있는 캠핑장이 있는데 미리 들어가 있어야 해서 1주일 정도 손해를 봤다. 지금은 팩하우스에서 운영하는 캠핑장이 따로 있다. 우리가 일을 시작하고 한참 후에 완공되어서 와이파이도 없고 팩하우스에서 좀 멀리 떨어진 곳이라 그냥 살던 캠핑장에서 살기로 했다.

내가 살던 캠핑장은 샬렛, The Chalets Cromwell. 처음에는 텐트가 없어서 차 뒷자석에서 자면서 생활하려고 했다. 그런데 일주일 동안 일을 안하면서 퀸즈타운에 쇼핑하러갔더니 웨어하우스에서 4인용 텐트가 $39정도 해서 사버렸다. 사는 김에 에어매트리스도 사고, 정수기도 사고, 비오면 쓸 천막도 샀...다. 결국 꽤 그럴듯한 살림이 되었다. 4인용 텐트에 매트리스를 넣고 한쪽에는 접이식 의자를 펼쳐두니 나만의 공간이 완성되었다. 7주간 살면서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추우면 문을 살짝 열어서 버너를 켜고 물을 끓여 마시거나, 그냥 옷을 엄청 껴입고 잤다. 머리에 모자는 필수. 그래..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도면같이 4인용 텐트를 산 두 친구는 한 텐트에서 살았는데 그것도 나름 괜찮았다.

위에서 말했듯이 내가 일했던 시즌은 흉작. 그러나 관리자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기계를 굴리는 보스의 말을 들어보니, 체리 수확량이 적으면 kg당 가격이 올라가서 상관이 없다고 한다. 물론 우리는 시급을 받으니 안됐지만. 그래.. 돈이 안됐다.

막상 일을 시작해보면 흉작이든 풍작이든 상관이 없다. 엄청 굴려서 정말 잘 시간만 빼고 일을 하게된다. 그 날 그 날 따는 체리를 다 분류해야 하루가 끝나기 때문에 날이 좋아서 픽커들이 많이 따면 팩하우스는 그만큼 오래 일을 하게 된다. 제일 많이 해본 주가 95시간. 매일 10시간 이상, 13시간 일한 날도 있었다. 딱 그 주를 기준으로 점점 일이 줄더니 두 달 만에 체리는 끝이었다.

팩하우스가 다 돌아가지 않던 첫 주도 일이 있었다. 팩하우스 내부 청소를 한다던가, 체리 상자에 택배종이를 붙이는 등 잡일이 있어 지원해서 일했다. 하루에 두시간, 세시간 정도. 이러니 전에 키위 팩하우스에서 일하던게 벌이는 더 좋았다. 키위는 잔업이 있어도 1시간 정도였는데, 여기는 오후 9시가 넘어가도 끝나질 않아 너무 힘들었다. 그리고 팩하우스 자체가 큰 냉장고라서 덜덜 떨면서 일하니까 온몸이 다 아프기도 했다.

체리 팩하우스가 돌아가는 시스템을 조금 설명하자면, 체리는 온도가 생명이라 농장에서 갓 딴 체리를 트럭으로 가져오면 바로 찬물에 입수 시킨다. 큰 기계가 체리 하나씩 모두 사진을 찍어서 버릴 것은 버리고, 좋다고 분류된 체리들은 무게에 따라 다시 물을 타고 각 라인으로 보내준다. 그러면 라인에 서있는 우리가 차가워진 체리를 살살 만지면서 분류하는 게 주된 일이다. 손이 시리기 때문에 장갑을 주긴하는데 그래도 계속 한 자리에서 일하면 괴롭기 때문에 계속 자리를 바꿔준다. 물에서 나오는 체리를 만지는 자리, 검수가 끝난 좋은 체리들을 상자에 담아 무게를 재는 자리, 상자를 넘겨받아 스티커를 붙이고 포장하는 자리를 20분에 한 번씩 돌고 20분은 쉬는 시간. 즉 한시간에 한번씩 20분을 쉬게 해준다. 그래서 잠시 따듯한 밖으로 나와 몸도 녹이고 차도 마시고 화장실도 가고.. 아 화장실은 이동식 화장실이라서 정말 쓰기가 싫었다. 나는 차를 가지고 와서 차타고 캠핑장까지 간 적도 있었다.

캠핑장은 주 $120에 와이파이 별도. 아르헨티나, 칠레 등 남미에서 온 애들이 많았는데 파티를 정말 좋아한다.. 얘네들은 다른 농장에서 픽커로 일해서 일이 일찍 끝나고 돈도 많이 버는지 쉬는 날이면 엄청 좋아했다. 또 음식 만들기에도 열정적이라 주방이 엄청 붐볐다. 늘 오븐에 맛잇어보이는 빵(?)과 고기가 들어있었다. 다들 스페인어를 써서 그닥 친해지지는 않았다.

그래서 돈은 얼마나 벌었나 다시 은행잔고를 확인해 보니..

첫 주 : $220

둘째 주 : $296

셋째 주 : $928 <- 드디어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

넷째 주 : $1238 <-피크

다섯째 주 : $815 <-??

여섯째 주 : $260 마지막 페이.......

돈 많이 벌려고 갔던 체리 팩하우스는 흉작으로 망했습니다.....하하하 딱 한 번 천 불 넘은 게 전부였던 나의 체리 팩하우스 후기. 더니든에서 계속 계란 공장갔으면 돈 많이 절약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크롬웰에서는 일이 없는 날이면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퀸즈타운에서 새해도 맞이하고. 이런 저런 추억이 많아서 후회는 없다. 또 7주나 텐트에서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경험이었다. 퀸즈타운, 알렉산드라, 크롬웰 모두 아름다운 곳이라 구경 실컷했다.

체리를 할 때, 몸 건강하고 피부 좀 까매져도 괜찮고, 아쌀하게 돈 많이 벌려면 픽킹. 사다리 가지고 다니고, 버켓 꽉 차게 채워 들고 다니는 게 힘들것 같다면 딴 거 하는 게 좋다. 팩하우스는 솔직히 비추다. 흉작 시즌에 가서 고생 많이 한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다른 일자리가 좋을 수 있다. 그래도 12월 중순-1월말 시간이 딱 맞아서 한 두달 돈을 벌고 싶다면 괜찮을 수도 있다.

from http://nrmlife.tistory.com/16 by ccl(A) rewrite - 2020-03-25 21: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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